모닝스타 본사(USA) 사이트

[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18] 무더운 날씨 속에 직장인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여름휴가철이 다가오면 증시에서도 여름 수혜주 찾기에 바쁘다. 날씨가 더워서 시원한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많이 찾을 테니 빙과, 음료, 맥주 관련 기업이 주목을 받고, 휴가철이니 여행사도 수혜주로 분류된다. 무더위를 식히거나 습기 제거를 위해 선풍기와 제습기를 많이 구입하므로 해당 기업도 수혜주로 주목받고 삼복 더위에 몸보신으로 인기 있는 삼계탕 관련 닭고기주 또한 관심을 받는다. 과연 이들 기업은 진정한 여름 수혜주일까? 　여름 수혜주는 여름에 더 많이 팔리니까 다른 계절보다 실적이 더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만들어진 단어일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여름이 다른 철보다 더 실적이 좋은지 살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되는 1분기, 반기, 3분기, 사업보고서를 펼쳐서 각 분기별 실적을 비교해 보면 된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과 8월에 많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가 되므로 실적은 3분기에 가장 잘 나올 것이다. 과연 그럴까? 　다음의 표는 2015년 각 분기별 매출액을 정리한 것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빙과, 음료, 주류, 여행, 소형 가전, 닭고기 관련 기업의 각 분기별 실적이며 여름 실적이 잡히는 3분기는 연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까지 계산해서 노란색으로 표시하였다. 여름 수혜주라고 느껴지는가? 여름에 많이 팔려서 3분기의 매출이 크게 올라갔다고 보이는가? 　3분기 매출액이 연간 매출액의 25%를 초과하는 기업은 다른 분기보다 매출액 비중이 크므로 여름 수혜주로 분류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중 자체가 다른 분기에 비해 그렇게 압도적이지 않다 보니 주가가 여름에 더 올라야 한다고 논리적으로 설명하기에는 수치상 많이 부족해 보인다. 그 외 여행사나 닭고기 기업의 3분기 매출액은 다른 분기와 비교해 전혀 차별적이지 않다. 선풍기와 제습기를 만드는 기업의 경우 오히려 2분기 매출액이 가장 높다. 가정에서 선풍기와 제습기를 3분기에 많이 구매하겠지만, 기업은 그보다 앞서 전자제품 판매점에 많이 팔기 때문에 2분기 매출액이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빙과, 주류, 음료는 여름에 조금 더 먹겠지만 다른 분기에도 꾸준히 소비되고 있고, 여행은 다른 계절에도 많이 가는 편이다. 닭고기 또한 복날 음식으로 유명하지만 우리가 1년 동안 먹는 양을 생각했을 때 여름이라고 더 많이 먹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여름 수혜주라는 것은 소위 증권전문가나 그들의 말을 그대로 받아 적는 일부 언론이 만들어낸 일종의 허상일지도 모른다. 여름 수혜주로 분류되니까 분위기 따라 주가가 일시적으로 몇 퍼센트 올라갈 수 있지만, 그러다 마는 경우가 일쑤였다. 실제로 2015년의 주가 차트에서 여름 수혜주로 분류되는 기업들의 주가 움직임을 보면 여름이라고 주가가 크게 상승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하락추세의 모습을 보이는 종목도 많았다. 　수혜주가 분명하니 주가가 오를 거라는 달콤한 남의 말만 믿고 성급하게 주식에 투자하기 전에 과거에도 과연 실적이 증가되었는지, 수혜주로 분류될 만큼 회사의 제품 구성이 되어 있는지 등을 사업보고서로 확인한 후에 투자를 해도 전혀 늦지 않을 것이다. [박동흠 현대회계법인 회계사] *박동흠 회계사는 삼정회계법인을 거쳐 지금은 현대회계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는 14년차 회계사이며 왕성하게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개인투자자입니다. 최근 몇 년간은 투자블로그(blog.naver.com/donghm) 운영, 책 저술, 강의, 칼럼 기고 같은 일을 많이 하면서 개인투자자, 언론사, 은행·증권·보험사분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박회계사의 재무제표 분석법', '박회계사처럼 공모주 투자하기'가 있습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